계절품목 탈피 '원조 과실차' 차별성 부각
'수출용 품질인증마크' 부여...현지 저가제품 대응

서북부 내륙지역 수요증가...판로확장 시급

국내업체 간 가격경쟁 지양...품질 높여야

▲ 우리 유자차는 현지 유자차 업체의 성장세 가속화에 따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안을 새로이 마련해야 할 시점을 맞이했다.

  수출효자상품 유자차. 유자차는 중국 현지 내 K-POP, K-드라마 등 한류영향으로 인해 인지도 제고 및 소비자 선호에 힘입어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감기를 예방하고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미용에도 좋은 우리 유자차는 현지 내에서 명절선물용 등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국산 유자차 품질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대추차․사과차 등 대체 상품의 인기로 인한 유자차 수요 감소로 우리 유자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중국 현지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고 유자차 수출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봤다. <편집자 주>

 

 # 수출효자상품 유자차 

  차(茶)문화가 발달된 중국은 국내 유자차 전체 수출액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다. 유자차는 엽차류를 중심으로 형성된 현지 차 시장에서 원조 과실차라는 차별성을 부각해 지난해 2261만달러의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현지 내 한국 유자차는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제품군으로 1선 도시를 비롯 중국 전역에서 판매돼 왔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중국인의 90%정도가 유자차를 구입한 경험이 있으며 구입빈도는 2개월에 1~2회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지인, 음용기회, 판촉행사, 언론 홍보 등을 통해 유자차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자가소비 또는 선물용으로 구입하며 유리병 형태의 1kg이나  500g 제품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산 유자차는 중국 현지 내 주 판매지역인 1선 도시에서 소비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후베이성, 허난성, 쓰촨성 등의 서북부 내륙 지역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판로확장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국내 수출업체간 가격경쟁 심화와 한국산 반제품(유자절임)을 수입해 현지에서 제조한 유자차 등이 시장을 교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밖에도 최근 중국업체들이 우리나라 유자와 동일한 품종 재배를 시작한 것은 현지에서도 우리나라 유자차와 같은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우리 유자차업계는 발빠른 현지시장 조사를 통해 제품은 물론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우위를 갖출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 유자차 ‘호유’…스토리텔링과 ‘한류’와 접목 성장세

▲ 현지 차류브랜드 사월차농이 출시한 한국풍 유자차.


   중국에는 우리나라 유자와 비슷한 과실이 있다. 오랑캐 호(胡), 유자 유(柚)를 쓰는 호유는 말 그대로 중국산 유자를 뜻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호유는 볶음용 요리의 식재료로 주로 사용됐지만 한국산 유자차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운남성 창산시와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제조하는 ‘호유차’는 전국 각지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호유는 중국 내 지역마다 전해지는 다양한 민담을 통해 굳건한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과일이다. 민담은 ‘늙은 노모를 모시는 아들의 효심에 하늘이 감동해 내려준 과일’, ‘만병을 낫게 하는 과일’ 등으로 다양하며 이에 현지인들은 호유를 감기예방에 뛰어난 효능을 가진 과일로 인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유자차의 경쟁상대로 대두되는 호유차는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제품력이 뒤떨어지면서 우리 유자차보다 품질 경쟁력은 떨어진다.
  실제로 알리바바와 티몰 등과 같은 현지 온라인마켓에서는 귤, 레몬, 오렌지, 유자 등 시트러스 속의 모든 과일을 호유로 판매하고 있다. 중국내 호유차는 색깔과 맛이 제품마다 매우 상이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중국 현지 내 소비자들이 맛이 일정하고 색상이 고운 우리 유자차에 큰 호응을 보이자 일부 중국업체들은 품질을 일원화해 ‘한국풍 호유차’, ‘한국풍 유자차’라는 홍보문구로 소비자들의 현혹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 한국풍 제품은 60~75%수준의 높은 유자 함유량을 비롯해 우리 유자차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 품질인증마크·다양한 시식법 홍보해야

▲ 중국 바이어가 아이스 유자차 제조법을 유심히 보고 있다.


  한류로 인해 호조를 만끽하면서 ‘한국풍 중국산 유자차’가 성장세를 보이자 국내 유자식품업계도 품질력을 높이고 새로운 홍보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유자차를 타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심사를 통해 유자를 65%이상 함유한 제품에 대해 ‘수출용 유자차 품질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단편적인 유자차 제품 홍보보다 원료인 우리 유자의 우수성을 홍보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우리 유자차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프리미엄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품질인증마크가 공신력을 얻기 위해서는 인증취득업체의 꾸준한 사후점검을 통해 기준치에 미달하는 제품을 선별하고, 국내 수출업체의 인증획득을 장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중국 고급유통매장과 연계한 품질인증마크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K-푸드 페어 내 유자차 품질인증마크 홍보관 운영하는 등 품질인증마크에 대한 집중 홍보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유자차는 주로 가을-겨울철에 소비가 이뤄진 계절성 품목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에 ‘따뜻하게 마시는 차’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홍보전략도 강구돼야 한다.
  류창수 유자차수출협의회장은 “유자차를 소주에 첨가하면 쓴 맛을 없앨 수 있으며, 시원한 물에 타 먹어도 맛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유자차를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팔수록 손해 보는 한국산...과당경쟁 브레이크 걸어야

▲ 농식품부는 우수한 우리 유자차를 타 제품과 차별화키 위해 '수출용 유자차 품질인증마크' 제도를 도입했다.


 우리 유자차 수출업계의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는 것은 현지업체의 성장뿐 만이 아니다. 최근 대중 유자차 수출은 지속적으로 물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수출액은 정체하고 있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업체 간의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A업체의 한 관계자는 해외식품박람회를 참여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업체들의 단가를 줄줄 꿰고 있는 한 바이어가 부스로 찾아와 ‘다른 업체보다 낮은 단가로 맞춰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그 바이어는 심지어 정부에서 얼마를 지원해주는 것까지 알고 있더라”고 말했다.
  해외바이어들이 우리 유자차업계의 실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점이 가격협상에 있어 불이익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내 유자수출업체들은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가격 맞추기에 급급해지면서 품질 경쟁력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간의 과당경쟁으로 팔수록 손해 보는 저가경쟁의 늪에 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B업체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가격을 낮추고 있는 일부업체들 때문에 우리나라 유자차는 다시 중저가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국가브랜드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수출업체 간의 저가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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