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반영 실용성 높인 '중저가 제품' 대세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삼복더위 끝에 찾아오는 올해 추석을 준비하는 유통업체들의 열기가 뜨겁다.
  특히 올해 추석은 김영란법의 본격적인 시행을 목전에 둔만큼 올해 최대 선물 잔치가 되거나 혹은 그 반대로 김영란법을 염두한 소비감소가 이어지지 않을까 유통업체들의 눈치가 치열해지고 있다.
  김영란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는 백화점은 한우를 중심으로 한 축산물선물세트 수요가 많을 것으로 보고 고가의 제품들을 더욱 ‘특별’하게 준비하는 대신 가격상승분을 최소화시켰다. 중저가의 제품이 대세를 이루는 대형마트는 전년과 비슷하되 축산물의 가격이 올라간 만큼 약간의 가격인상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년 확장세를 더해가고 있는 온라인몰은 최근 소셜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구매가 늘어나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어 올해 추석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유통업체들의 추석선물세트 준비를 업태별로 살펴봤다.

▲ 올해 추석석선물세트로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콜라보레이션 세트'

  # 대형마트, 작년과 비슷한 가격대 유지
  중저가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는 대형마트는 김영란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으로 보여 추석선물세트 구성과 가격대는 지난해 추석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기봉 이마트 홍보팀 과장은 “최근 1년 이상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는 한우가격으로 인해 한우 선물세트 가격은 전년 추석 대비 10~15% 정도 높은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한우를 지육 단위로 직접 경매해 구입하고 ‘미트센터’ 통합 생산을 통해 가격 상승률을 10~15% 선으로 최소화했다. 또한 상대적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구이용 등심 세트물량을 지난해 대비 3배 가량 늘린 가운데 한우 추석선물세트는 최고 100만원에서 22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 선보이는 정육 대표 상품인 ‘피코크 제주 흑한우한마리 세트’는 제주 흑한우에서 구이용으로 적절한 부위만을 엄선해 추석선물세트 중 최고가인 100만원에 100세트 한정 프리미엄 상품으로 마련됐다.
  이같은 이마트의 추석선물세트는 오는 25일부터 34곳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와 비슷한 소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색적인 상품을 준비해 경쟁력을 강화시켰다. 소비자에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콜라보레이션 세트’와 ‘실속형 세트’ 등 두 가지를 구성했다.
  롯데마트의 ‘콜라보레이션 세트’는 고객들이 함께 찾는 품목을 하나로 묶어 구성한 것으로 최상급 한우와 스테이크 소스, 천일염, 와인, 백화고 등을 묶어 준비했다. 
  또한 가격은 낮추고 실용성은 높인 ‘실속형 세트’는 한우 갈비세트 2호와 한우 불고기세트로 구성돼 마련된다. 한우 부위 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갈비와 불고기 물량을 사전에 확보. 소규격 상품으로 준비했다. 
  변지현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최근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인지 실용적인 선물을 찾는 고객들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러한 추세에 맞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도움코자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세트’와 중저가의 ‘실속형 세트’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김영란법 관련해 선물세트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홈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고가의 선물은 일반적으로 마트보다는 백화점 위주의 소비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백화점에 비해 마트는 김영란법에 의한 영향은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따라서 올해 역시 전년과 비슷한 구성과 가격대를 유지할 전망이며, 이미 대형마트의 경우 추석선물세트 소비의 70% 이상이 5만원 이하의 저가 제품이므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백화점에서 최고가로 준비한 '현대명품한우특' 추석선물세트

  # 백화점, 25만~35만원대 주력…최고가 120만원대
    김영란법 시행 앞두고 선물수요 감소 예상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도 한우를 중심으로 한 축산선물세트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지난해 추석 대비 10% 가량 물량을 늘렸다.
  정희원 신세계 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매년 추석선물로 수요가 가장 많은 한우의 경우 후레쉬(냉장) 상품은 산지에서 10~15% 정도 가격의 상승이 있었으나 상승분을 다 반영하지 않고 3% 정도 인상해 지난해와 최대한 판매가격을 맞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냉동 한우의 경우 지난 5~6월 물량을 집중적으로 매입, 기존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가운데 이색 한우 상품으로 고기를 공기 중에 노출한 상태에서 숙성시키는 ‘드라이에이징’ 방식을 활용한 ‘드라이에이징 한우 스테이크 세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등심 스테이크와 채끝 스테이크를 4~6주 건조 숙성시킨 ‘드라이에이징 한우 스테이크’ 1호와 2호는 각각 53만원, 42만원에 판매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최고가인 ‘명품목장한우특호’는 친환경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과 1++등급, 5.2kg 구성으로 120만원에 50~60세트 한정으로 판매된다.
  현대백화점은 한우선물세트를 냉장 33개, 냉동 10개 품목 등 43개 품목으로 마련한 가운데 최고가인 120만원에 1++등급, 6.4kg의 ‘현대명품한우특’ 200세트를 준비했고, 15만~20만원대의 한우실속세트 1만세트 가량을 준비했다.
  또한 4kg대의 LA갈비 냉동과 3kg대의 구이용 냉장 등 수입육 선물세트도 3000~4000세트 준비했다.  
  박인규 현대백화점 차장은 “백화점 주력상품의 가격대는 한우 산지가격의 상승으로 25만~35만원대에서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음달 28일 이른바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 추석이지만 선물수요의 감소가 어느 정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과 품질 등에서 고급화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는 백화점의 경우 가격을 더 이상 낮추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약 판매의 경우 전체 판매의 5%에 불과해 추석 트랜드를 파악하기는 힘들다”면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더라도 한우의 경우 가격을 더 낮출 수는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온라인몰인 옥션에서 추석선물세트로 준비한 '사골 선물세트'

  #온라인몰, 소셜커머스 가세하며 확장세
  일정수 이상의 소비자가 모이면 가격이 할인되는 소셜커머스가 최근 온라인몰에서 강세를 보이며 판매고 상승세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1번가, 지마켓, 옥션 등으로 대표되던 온라인몰 시장에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가 가세하며 추석선물세트 시장의 변화 기류를 감지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료반품, 가격보장제, 당일배송, 특화된 택배 시스템으로 무장한 소셜커머스들은 추석선물세트 시장에서도 스팸, 수제햄 등 육가공품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명절선물세트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이번 추석에도 대략적인 선물세트 가격은 2만~3만원 내외로 저렴한 가격을 전면에 내세우며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특히 고객 알림서비스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모객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선물세트 시장을 위해 각사별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특화된 배송시스템으로 신선식품 선물세트까지 세를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 소셜커머스업체에 따르면 지난 추석 대비 올해 설은 1.5배 이상 판매고가 상승했으며 올해 추석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의 한 관계자는 “2만~3만원 내외의 축산물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빠른 배송시스템을 활용해 추석선물세트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라며 “육가공품 외에도 냉동갈비 등 저렴한 축산물 세트를 준비해 다양한 제품 구매가 가능토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온라인몰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몰은 실속형, 알뜰형 상품들을 대거 마련하고 저렴한 수입육 선물세트에서 사골이나 꼬리까지 완비하는 모양세다.
  온라인몰 대표주자인 옥션은 추석선물세트로 산지직송서비스인 파머스토리 제품을 모아 프리미엄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일 예정이다.
  옥션 관계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선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중량을 낮춘 실속형 제품이나 수입육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추세”라며 “옥션도 다가오는 추석에 맞춰 선물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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