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확·건식제분 가공용 '탁월'

▲ 쌀 품종 한가루는 둥그런 전분구조와 분자 내 간극으로 인해 가공이 용이하다. 사진은 미분 제조 공정 과정.

최근 물에 불리지 않고도 쉽게 쌀가루를 제조할 수 있는 쌀 품종 ‘한가루’가 농촌진흥청장이 꼽은 농작물 분야 최고 기대주로 소개되며 재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지난 8일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KOFRUM을 통해 정황근 농촌진흥청장은 “한가루 쌀에 건식제분 기술을 적용하면 쌀가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며 한가루 쌀은 밥쌀론 사용할 수 없는 가공용이기 때문에 수급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가루 쌀을 통해 해외의존도가 절대적인 밀가루 시장을 최소 10%이상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한가루는 ‘크다’의 순 우리말인 ‘한’과 분말을 뜻하는 ‘가루’의 합성어로 지난해 농진청에서 개발한 쌀가루 전용 쌀 품종이다. 이 품종은 세계 최초의 밀처럼 둥근 형태의 전분 구조를 가진 연질미다.

쌀의 건식 제분은 전분을 손상시켜 가공반죽성을 떨어뜨리고 묵은 냄새가 발생하는 등 저장성이 짧은 문제를 지녀온 반면 한가루는 전분 구조가 밀과 같이 둥그렇고 분자 내 간극이 많아 건식상태로도 쉽게 미분을 제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한가루의 둥근 전분 구조는 다당을 가수분해해 단맛을 내는 당화 과정에서 발효율을 높이는 데도 크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가루 현미가 최근 농진청 내에서 개발된 쌀 맥주의 원료로 사용된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또한 한가루는 일반 쌀 5kg을 생산할 수 있는 면적에서 6.5kg가량을 수확할 수 있는 다수확 품종일 뿐만 아니라 가공적성도 뛰어나 안정적인 고품질 원료의 공급이 중요한 식품업계들로부터 더욱 큰 호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가루는 활용한 가공식품은 이미 빵ㆍ면ㆍ맥주 등의 시제품로 학계ㆍ전문가 그룹에 소개됐으며, CJ제일제당ㆍ농심 등 국내 식품대기업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가루 쌀은 종자생산 단계에 있으며 다음달 내로 파종할 예정이다. 이에 올해 말까지는 약 50톤가량의 한가루 쌀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중 35톤은 밀가루를 사용하는 국내 식품기업에 보급되고, 나머지 15톤은 종자 증식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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