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냄새민원 10년새 ‘3배 껑충’
분뇨로 만드는 ‘바이오차’ 긍정적 효과 입증…연구 활발

▲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차’가 국내·외에서 축산냄새 저감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축산냄새 문제가 앞으로 축산업이 지속가능한 친환경축산업으로 발전하는데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손꼽히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축산냄새 저감 개발기술 및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 소재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에서 ‘축산냄새저감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축산냄새 저감기술 연구방향 등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된 이날 국제심포지엄을 지상중계한다.

# 축산냄새 저감, 새로운 패러다임 필요성 부각

현재 국내 축산은 축산냄새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패러다임의 냄새 공정법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상룡 축과원 축산환경과 박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가축분뇨 배출량은 4720만톤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돼지가 1830만톤, 소는 1900만톤으로 각각 전체배출량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체 악취관련 민원에서 축산이 25% 정도 차지하고 있으며, 돼지에서 절반 이상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2015년에 축산냄새로 인한 민원은 1만5000여건 이상으로 2005년과 비교했을 때 3.4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국내의 전통적인 가축분뇨 처리 방법은 돼지 슬러리를 축사에 쌓아두는 등 분뇨 체류시간이 길어 축산냄새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며 “따라서 축산관련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축산냄새로 인한 민원을 감소시킬 수 없었으며, 축산냄새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원천적으로 냄새를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가축분뇨로 만드는 ‘바이오차(biochar)’ 연구 활발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외에서는 가축분뇨로 만드는 바이오차(biochar)를 이용한 축산냄새 저감기술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차란 다공성물질로 탄소로만 이뤄져 있는 숯과 달리 탄소와 함께 휘발성 탄소를 함유하고 있는 숯의 상위 개념이다. 이 바이오차는 탄소 50~90%, 휘발성물질 0~40%, 수분 1~15%, 미네랄 물질 0.5~5%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송호철 세종대 교수는 “많은 양의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 최근 국내·외에서는 가축분뇨로 바이오차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며 “이같이 가축분뇨로 만든 바이오차를 활용해 축산냄새도 저감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차는 축산분뇨를 N2, CO2 조건에서 열분해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바이오차는 원료 질량이 50%로 감소되며, 열분해 과정에서 숯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 지면서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특히 최근 바이오차 연구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이다. 안정화된 탄소 형태인 바이오차는 땅속에 반영구적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대기정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외의 다양한 실험에서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냄새유발 물질들이 바이오차를 통과할 때 냄새를 기공 속에 흡착하는 원리로 냄새를 확연하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이같은 바이오차의 긍정적인 효과들이 부각되면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에어엘 소지 미국 농무성 농업연구청 박사는 “과거와 달리 미국에서도 축산냄새에 대한 규제가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냄새를 흡착할 뿐만 아니라 다공성인 특성으로 토양에 물침투성을 높여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하는 바이오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를 흡착한 바이오차를 땅에 살포하게 되면 식물에 필요한 질소나 황을 공급하거나 가열해 흡착된 가스를 제거한 뒤 재활용할 수도 있다”며 “이같은 바이오차의 여러 가지 활용방법이 차후 우리가 연구해야 할 주요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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