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투구 심각…물류효율화 역행 저해

[上] 물류효율화 뒷전 점포경쟁
[下] 생산자, 소비자를 위한 시스템 구축 가능한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노후화 된 시설을 바꾸고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코자 진행 중인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도매권역 사업 첫 단추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그간 점포가 없었던 특수품목 중도매인에 대해 시설현대화 과정에서 채소 2동에 점포를 배정하는 것과 관련해 유통인들의 이견이 심상치 않다.

이 뿐만 아니라 예상보다 적은 8000억원 수준의 사업비로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저온저장고 등의 시설을 갖출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이 변경된 2024~2025년 경까지 완료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 살펴봤다.

# 중도매인 간 점포 면적 다툼 심화

도매권역 채소 2동 시설현대화 사업에 대한 설계가 올해 말까지 마무리되는 가운데 현재 특수품목 중도매인과 일반 중도매인 간 점포면적 타툼이 심각하다. 점포가 없었던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에게 시설현대화 사업 과정에서 채소 2동 1층에 매잔품을 보관할 수 있는 11㎡ 정도의 점포를 배정하려 했으나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이 더 넓은 면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특수품목 중도매인은 원래 일반중도매인과 비슷한 39㎡ 정도를 요구했으나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그럴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최소 18㎡가량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일반중도매인은 기존에 특수품목 중도매인에게 11㎡의 점포면적을 주는 것으로 결정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특수품목 중도매인들의 점포면적이 넓어질 경우 일반중도매인들의 점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가락시장 유통인 관계자는 “특수품목중도매인들의 점포 면적을 늘릴 경우 출입로 폭이 줄어 물류효율화에 역행할 수 있다”며 “특수품목의 경우 대부분이 파렛트로 반입됐다가 경매이후 바로 소비지로 유통될 예정인데 점포면적이 왜 넓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도매법인 관계자는 “채소2동 품목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도매법인들은 특수품목 중도매인과 지속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매법인이 양해를 해 줄 경우 경매장을 소폭 줄임으로써 점포면적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채소 2동 2층 이대로 못간다

특수품목중도매인에 대한 점포문제가 대두되자 채소 2동 2층으로 이동하길 꺼려하는 중도매인들이 늘고 있다. 특수품목중도매인들의 점포 면적 결정이 쉽사리 나지 않자 영업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2층 이동을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채소 2동 2층으로 이전하려고 하는 양념류 중도매인은 건고추 취급 중도매인 6명만 계약을 했을 뿐 더 이상의 계약은 추진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락시장은 전통시장 시설현대화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의 건립은 생산자에게 안정적인 수취가격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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