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좌담회…야외노출 실험은 변수 많아 적용에 무리

생태계와 환경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을 영위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유해성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본지 주관으로 지난 10일 본지 회의실에서 열린 ‘엇갈린 해석 네오니코티노이드,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우리나라에서 급성독성이나 소규모 포장 등에 대한 실험은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장기간의 야외 노출 실험은 진행되지 않아 전문적인 자료가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부 요인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실험실 실험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등의 데이터를 가져와 적용할 수 있지만 야외 노출 실험은 농업 환경, 농법 등 변수가 너무 많아 적용에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참석한 전문가 패널은 우리나라의 유해성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철의 한국양봉학회 부회장(안동대 교수)은 “네오니코티노이드의 경우 우리나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약제여서 EU(유럽연합)나 미국의 평가 정보만을 가지고 위해성을 결정하기는 부족한 만큼 우리나라의 유해성 평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한 서울대 교수도 “미국은 조방적인 환경이고, 유럽은 분진이 문제를 야기하고 있지만 우리 농업 환경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도 우리 나름의 평가 방법과 이를 위한 노출 독성 연구가 실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필 한국작물보호협회 이사 역시 “일본의 경우 독자적인 평가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EU의 평가 결과에 제도가 좌우되지 않는다”며 “우리도 독자적인 평가방법을 개발해 농업인과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제언에 좌장을 맡은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우리나라는 농지규모, 농법, 농업환경 등에서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우리도 장기적인 실험을 통해 자료를 축적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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