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석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장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급격한 대내외적인 변수는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협하고 있다. 

폭염·이상고온 및 저온,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 발생 빈도 증가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늘어가고 있으며 구제역·AI(조류인플루엔자) 등 국가재난형 가축질병의 창궐 및 농약·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고령화는 고질적인 문제다. 전체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이 40%가 넘을 정도로 농촌의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해 향후 농업 R&D(연구개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농촌진흥청에서는 ‘제7차 농업과학기술 중장기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했고 지난달 25일 대통령 직속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해 심의·확정된 바 있다. 이는 2027년까지 10년간의 농업분야 정부 연구개발의 투자 방향을 설정한 계획으로 4차 산업혁명 대응, 시장개방 확대, 기후변화 심화, 고령화, 농식품 안전 등 다양한 환경적인 변화를 분석·반영하기 위함이다. 구체적으로는 한국형 3세대 스마트팜 모델 개발을 통한 글로벌 수출화, 밭농업 기계화율 증가를 통한 노동력 절감, 농업기상재해 조기경보서비스의 전국적 확대 등 다양한 R&D 사업들을 계획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R&D 수혜 범위를 기존 농업인에서 전체 국민으로 확장하여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농업·농촌의 지속 발전을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농업R&D를 반영했다.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도록 하자. 우선 지능형 농업 기술 개발을 위한 차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모델을 단계적으로 진행중에 있다. 영상정보를 이용한 작물 생육정보 자동측정시스템 등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스마트팜 인력양성교육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2020년에는 핵심기기 및 장비의 국제표준 규격을 적용하여 한국형 스마트팜의 글로벌 수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밭농업 기계화율의 경우도 현재 58.3%에서 2022년 75%, 2027년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고성능 농기계를 개발하고 생산 전 과정에 있어서의 기계화 작업체계 확립을 통해 밭농업의 경쟁력 강화 및 농촌 노동력 부족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외에도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친환경생태 농업기술과 맞춤형 작물보호 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품종의 지속개발을 통해 농업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 구현’이라는 농정비전 달성을 위한 농업R&D에도 적극 투자하여야 한다. 농업인의 농작업 사고율을 현재 5.1%에서 일반사업장 수준인 1.5%까지 낮추어 직업안전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농축산물 위생안전성 확보를 위한 기반기술을 강화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식량 및 곡물자급률을 향상하여 식량안보라는 중요한 가치를 보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시몬 쿠즈네츠박사는 후진국이 공업발전을 통해 중진국으로는 도약할 수 있으나,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농업은 인간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 중 ‘식’의 문제를 해결해 줄 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 등과도 직결되어 있는 가장 기본적이자 핵심 산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은 ‘농업은 95%가 과학기술이고, 5%가 노동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농업 R&D는 농업·농촌의 희망찬 미래를 기약하는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할 것으로 확신한다. 농업 R&D의 지속적·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농업의 혁신성장이 뒷받침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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