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준설방식 선정…해양파괴 용인 ‘비판’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해양환경공단(KOEM)이 바닷모래채취업자들이 편리하게 바닷모래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하는 채취방식을 선정, KOEM이 해양환경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OEM은 최근 발표한 ‘남해 EEZ골재채취단지 지정변경(5차) 해역이용영향평가서(초안)’에서 바닷모래채취 방식으로 펌프준설방식 중 앵커 준설방식을 선정했다.

KOEM의 보고서에 따르면 앵커 준설방식은 대량 및 연속적 준설에 적합하고 국내 준설선 확보에 용이하며 타 준설방법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하지만 국립수산과학원이 실시한 ‘해사채취 친환경적 관리방안연구(VI)(부제:수산자원분포 및 변동연구)’에 따르면 앵커 준설방식은 깊은 웅덩이가 형성돼 어선들의 조업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웅덩이부분이 빈산소상태가 돼 수산생물의 폐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비해 또 다른 펌프준설방식인 트레일러 준설방식은 웅덩이가 아닌 바닷모래채취해역이 골형태를 이루게 돼 앵커 준설방식보다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경대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해사채취 친환경적 관리방안연구(VI)’에서도 트레일러 방식이 궁극적으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인 만큼 기본적으로 트레일러 준설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OEM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앵커 준설방식을 남해 EEZ 골재채취 방식으로 선정, 공단이 바닷모래채취업자들의 채취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양파괴를 용인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KOEM 관계자는 “트레일러 준설방식이 앵커 준설방식에 비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업계에서 트레일러 준설을 위한 장비를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장비 역시 매우 고가인 점을 감안, 현실적인 준설방식을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르면 KOEM은 해양환경의 보전·관리·개선을 위한 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됐는데 공단의 해역이용영향평가보고서를 보면 해양환경공단인지 골재협회의 하부조직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고 지적하며 “KOEM이 골재채취단지 관리업무 시작부터 골재채취업자의 역성을 들고 있는데 어떤 어업인이 KOEM을 신뢰하겠나”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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