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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밥 한공기 값, 고작 250원

기사승인 2018.11.01  09: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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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쌀값 폭등 기사가 연이어 나오면서 쌀이 마치 식탁물가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내몰리고 있다. 심지어 북한에 쌀을 퍼줘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얼토당토하지 않은 ‘가짜 뉴스’까지 판을 치고 있다.

가짜 뉴스가 나돌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별도의 홍보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농식품부는 자료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쌀을 지원할 이유가 없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쌀 2만톤을 원조하기 위해서는 가공하고 운송하고 배에 싣는데 약 2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430여 명의 인력과 1800여 대의 차량이 필요한 만큼 비공식적으로 쌀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대북지원으로 정부 양곡보관창고가 비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8월말 기준 정부양곡재고는 160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쌀값이 30%이상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폭등이 아니라 그동안 추락했던 쌀값이 회복한 게 맞는 말이다. 2013년 7월 80kg당 17만원선이던 쌀값은 기상호조로 공급량이 늘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2017년 7월에는 12만원대로 추락했다. 가격이 끝간데 없이 하락하자 정부는 선제적으로 과잉물량을 시장에서 격리시켰고, 쌀 생산조정제도 추진하면서 지난해 9월 이후부터나 쌀값이 회복되기 시작, 지난 7월 5년만에 17만원선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과거 1980년대만 해도 쌀 80kg짜리 몇 가마만 팔아도 대학 등록금을 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택도 없는 소리’다. 학과에 따라서는 30가마를 팔아도 모자른다. 이뿐인가. 2000년 기준 한 봉지에 450원 하던 라면가격은 두 배, 많게는 세 배 가까이 올랐지만 같은 기간 쌀 가격 인상률은 10%선에 그치고 있다.

쌀 가격을 아주 현실적으로 계산해 밥 한공기 가격으로 산정하면 자판기 커피 가격 400원에 절반 수준인 250원이다. 1000원짜리 라면 가격의 4분의 1 밖에 안되는 금액인 것이다. 쌀값이 전체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고작 0.52%에 불과하다. 쌀값이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여론은 완전히 잘못됐다.

농업계는 올 연말까지 앞으로 5년간 적용할 쌀 목표가격을 정해야 한다. 직불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쌀 목표가격은 쌀 농가 소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이다. 정부는 매년 목표가격과 수확기 쌀값 차액의 85%를 직접지불금으로 지원, 쌀값하락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분을 직불제를 통해 보전해 주고 있다. 이같은 소득보전장치에서 불구하고 쌀값은 물가상승률 수준의 인상도 되지 않아 사실상 매년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업인들은 밥 한공기 가격이 최소 300원은 돼야 농업인들의 생계가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급문제 등을 감안해 적정 수준에서 목표가격이 정해져야겠지만, 밥 한공기 값이 300원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 소비자 물가를 위협하는 수준인지 반문하고 싶다.

농업인들은 새로운 쌀 목표가격을 정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억울한 쌀값 논란으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이 상황이 허탈하기만 하다.
 

최상희 기자 sanghui@aflnews.co.kr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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