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농업대국 성공비결 '스마트팜'·'케어팜'
치유농업 활성화 비결, 농업계 뿐 아니라 정부의 전폭적 지원 한 몫
치유농업대상, 복지혜택 필요한 모든 사회적약자
정부가 농장주에 돌봄금액지급

 

▲ 농업강국으로 손꼽히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농업키워드로 ‘스마트팜’과 ‘케어팜’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네덜란드 현지의 케어팜 모습.

농업강국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나라, 바로 네덜란드다. 대한민국의 절반도 안되는 작은 나라가 전 세계 2위의 농업수출량을 자랑하는 농업대국이 된 성공비결이 무엇인지, 농업인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연중 북해에서 불어오는 강풍에 바다보다 낮은 염분기 많은 토양 등 네덜란드의 자연환경은 농업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끊임없는 혁신과 창의적 사고, 기술개발이 지금과 같은 발전의 요인으로 꼽히곤 한다.

오늘날 네덜란드 농업을 대표하는 두 가지 키워드를 꼽는다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그리고 한국에 치유농업 혹은 사회적농업으로 소개되고 있는 케어팜일 것이다.

스마트팜 기술은 농업생산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고효율화 기술이지만 이의 실현을 위해서는 비교적 큰 자본과 규모의 농업이 필요한 반면 소농에게 좀 더 진입이 쉽고, 또한 소농이기에 더 적합한 농업이 바로 치유(사회적)농업이다.

유럽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농업이 급속히 발달했고, 그 선봉에 있는 나라 또한 농업 강국 네덜란드다.

최근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는 등 한국에서도 치유(사회적)농업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이에 농업인들이 케어팜 견학을 위해 네덜란드를 찾기도 한다.

그러나 짧은 일정 속에 두·세개 농장을 방문한다고 해서 네덜란드 케어팜에 대해 전부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네덜란드에는 1200여개 이상의 케어팜들이 각각 고유하게 운영되고 있고 이를 지원하는 제도적 노하우도 20년 이상 쌓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매주 연재될 ‘농업·농촌 치유의 공간으로 태어나다’는 실제 네덜란드의 치유농장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각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큰 돈 들여 네덜란드까지 방문하지 않아도 치유농업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하는 국내 농업인들이 성공한 농장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례 소개에 앞서 네덜란드 치유농업은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지 간단히 알아보자. 한국에도 치유농업 혹은 사회적농업은 이미 시도되고 있지만 농업인들마다 이의 해석이 다르다 보니 한국의 치유(사회적)농업의 모습은 다양하다.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원예치료를 한다거나, 힐링을 원하는 일반인들에게 자연환경에서의 휴식을 제공하는 농업도 있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치유농업은 농업과 복지(헬스케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그 성격이 일관적이다. 네덜란드 치유농업의 성장은 농업계의 관심뿐만 아니라 복지정책에 따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컨데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들, 치매 등 노인성 질환자들, 그리고 약물중독 등에서 재활하고자 하는 사람 등 한 마디로 복지 혜택이 필요한 모든 사회적 약자들은 네덜란드 치유농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농장의 일들, 예를 들면 동물돌보기, 텃밭가꾸기, 청소하기 등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며 반드시 농작업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이나 원하는 바에 따라 운동, 휴식 등을 포함 다양한 일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면 농업인은 어떻게 소득을 창출할 수 있을까. 네덜란드에서는 다양한 방식의 정부 지원제도를 통해 농장주에게 해당하는 돌봄금액이 지급된다. 이용객 증상의 종류 및 정도에 따라, 또 농장 이용 빈도에 따라 돌봄금액은 차등지급되지만 반나절 돌봄에 평균 1인당 35유로, 즉 한화로 약 4만5000원 정도가 지급된다. 농가당 평균 소득 또한 연간 9만유로, 즉 1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라고 하니 농업생산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득이 적을 거라는 편견은 가질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케어팜들이 쉽게 소득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규정들을 지켜야 하고 정기적인 감사를 받으며 케어의 품질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관련 규정은 해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반면 정부에서 지급되는 금액은 점점 줄어든다는 푸념은 네덜란드 치유농부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다. 이용객들, 즉 복지 대상자들의 만족을 위해 힘써야 함은 물론이다.

다음 회부터는 개별농장 사례들을 통해 농장주의 경험담과 지원 제도에 대해 좀 더 깊이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 조예원 대표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외국계기업에서 근무했으며, 네덜란드 농업연구의 중심지 바흐닝언대학(Wageningen University)에서 케어팜 관련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치유농업과 사회적농업연구 및 컨설팅을 하는 바흐닝언케어팜연구소 대표로 한국과 네덜란드를 오가며 농업인들 뿐 만 아니라 전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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