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시장 쟁탈전…차별화 '총력'
비선택성제초제 생산 12% 증가
출하량은 15% 가량 감소
재고로 시장 교란
왜곡된 시장가격에 업계 경쟁 치열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최근 몇 년간 작물보호제(농약) 시장에서 소위 가장 핫한 약제는 비선택성제초제다. 비선택성제초제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그라목손’의 등록이 2011년 취소되면서 ‘바스타’가 제왕의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매년 제조사들이 새로운 제품으로 도전장을 내고 있다. 올해 역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상되고 있는 비선택성제초제 시장을 파헤쳐봤다.

# 제품 차별화 ‘관건’

비선택성제초제는 보통 살균제나 살충제와 달리 특정 병해충의 발생 여부가 출하량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제품이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있어 제법 안정적인 시장으로 평가되며 업계의 관심 역시 높다.

올해 비선택성제초제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일 대표적 제품으로는 농협케미컬과 성보화학의 ‘바스타’, 팜한농의 ‘테라도 플러스’와 ‘테라도 골드’, 경농의 ‘신스타’와 ‘바로바로’, SG한국삼공의 ‘자쿠사’, 동방아그로의 ‘확타’ 등이 있다. 또 UPL 코리아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UPL 브랜드로 출시하는 제품 ‘타랑’ 역시 비선택성제초제다.

거의 모든 비선택성제초제 제품이 빠르고 확실한 방제효과를 자랑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을 기반으로 하거나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함량이 높은 제품인 만큼 차별화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과거 ‘뒤돌아서면 죽어있다’고 회자될 정도로 빠른 효과를 자랑하던 그라목손과 비교하면 더욱 그러하다.

이에 각 사들은 차별화를 위한 마케팅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아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 넘치는 재고로 시장 교란

한국작물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된 비선택성제초제는 3999톤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반면 출하량은 2891톤으로 전년 3402톤보다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욕적으로 생산을 했지만 시장에 출하한 양은 전년대비 500톤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는 많은 재고가 시판을 비롯한 판매처에 남아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는 특히 지난해 바이엘이 그라목손 이후 판매량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바스타를 대거 밀어내기 하면서 재고가 넘치고 있다고 푸념하고 있다. 바이엘이 몬산토 인수를 진행하면서 매각한 중복사업분야 중 하나로 바스타를 정리하며 시장을 교란시켰다는 것이다.

작물보호제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선택성제초제 시장은 지난해 바이엘의 가격을 후려친 밀어내기로 재고가 넘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올해 비선택성제초제시장은 그야말로 군웅할거의 시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왜곡된 가격에 마진없는 경쟁

업계는 재고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우려가 깊다. 지난해 바이엘이 1위 제품인 바스타를 시중가 대비 낮게 대거 공급한데 이어 올해 농협이 계통구매 가격을 크게 낮춰 업계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실제 농협 계통공급단가는 500ml 한병 기준 바스타 8100원, 신스타 7600원, 바로바로 1만450원, 자쿠사 6550원 등으로 지난해 대비 크게 낮아졌다. 시장경쟁력이 있는 바스타가 시중에 재고도 많은 가운데 가격마저 낮춰 이와 경쟁해야 하는 제품들 역시 단가를 조정하게 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비선택성시장에서의 제품가격은 원제 공급가격 등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가격이라고 볼 수 없다”며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는 농협의 가격인하 정책으로 시장가격은 왜곡되고, 업계는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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