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만물이 생장하고 푸르른 5월이다. 가정의 달을 맞은 각종 행사로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몇몇 오리농가에게는 여전히 봄이 잔인하기만 하다.
 

휴지기대상 농가였던 일부 농가는 휴지기가 종료했음에도 병아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남에서 만난 한 오리농가는 축사가 7개월 가까이 비어있다고 했다.

휴지기가 종료됐지만 오리계열업체들이 병아리 수급 문제로 병아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아리 수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AI(조류인플루엔자)를 대비해 오리를 비축했던 오리계열업체들이 비축량을 소진하지 못하고 있어 물량을 의도적으로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문제로 계열업체만을 탓하기도 어렵다. 
 

계열업체는 지난해 냉동비축을 하느라 드는 비용과 비축량을 소진하지 못해 진행되는 덤핑판매까지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본격적인 오리고기 소진을 기대했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600g 훈제 오리를 6900원에 파는 등 평소 가격의 40%까지 할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지기제 실행으로 AI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오리산업에 타격을 입힌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올해도 휴지기제는 어김없이 행해진다.

휴지기제 대상 농가들은 계열업체들에게도 뜨거운 감자다. 농장을 비워야 하는 기간이 길기 때문에 병아리를 입식하기도 망설여질 것이다.

전면적인 휴지기제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리농가는 또 한번의 아스팔트 농성을 감행하지 않을까. 불안한 오리업계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