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선 작업기구 소독 등 단순 예방 밖에 없어 어려움 토로
의심주 발견시 바로 제거하지 말고 지역농업기술센터로 신고해야

[농수축산신문=이남종, 박현렬 기자] 

과수화상병이 지난달부터 확산되면서 농가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충남 천안 배 농장 5곳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진된데 이어 지난 7일에 경기 안성, 충남 천안, 충북 충주·제천지역까지 화상병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19개 농가 10.1ha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으며 충북 충주와 제천 등 사과 과수원 22곳에서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이 추가로 발견돼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또한 과거에 과수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았던 충북 음성에서도 의심증상이 발견돼 발생 범위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과수화상병은 발병하면 회복이 불가능한 세균병으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올해 새로 난 가지에서 병징 발현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 안성에서 처음 발생한 뒤 지난해까지 충남 천안, 충북 충주·제천, 강원 원주·평창 등에서 발생했다. 2015년에는 3개 시·군에서 59.9ha 과수농장이 과수화상병 피해가 입었으며 2016년 2개 시·군 19.7ha, 2017년은 2개 시·군 31.7ha, 지난해는 충주, 원주, 평창지역에서 신규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과수농장 80.2ha가 폐원했다.

최근 확진판정을 받은 과수원은 지난해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으로부터 5km 이내에 있어 중점관리구역에 속한다.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과수원은 나무를 매몰처리하고 생석회를 뿌려야 하기 때문에 적어도 5~6년 동안 식재가 불가능하다. 과수화상병은 잎, 가지, 열매에 걸쳐 피해가 발생하고 과수원 전체로 퍼진다.

과수화상병이 화분매개충을 통해 발병된다는 속설이 있으나 주로 전지가위, 예초기 등 작업기구를 통해 옮겨져 확산되기 때문에 농작업 도구를 소독한 뒤 사용해야 한다. 올해 확산되고 있는 과수화상병은 지난해 11~12월 경부터 이뤄진 전지작업 시 사용된 작업도구를 통해 옮겨졌다가 개화 후 열매를 맺는 현 시점에서 발현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락시장 유통인 관계자는 “농가에서는 확진을 받을 때까지 노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며 “농가에서는 작업 기구 소독 등 단순 예방밖에는 방법이 없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과수화상병이 의심되는 과수원 농장주로서는 폐원으로 인한 피해와 더불어 주변의 인식 때문에 신고는 물론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정준용 농진청 재해대응과장은 “최근 과수화상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새로 자란 사과·배 가지를 중심으로 발생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며 “과수화상병 의심주 발견 시 바로 제거하지 말고 지역 농업기술센터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농진청은 과수화상병 방제 연구강화를 위해 관련기관과 협력해 과수 세균병(화상병) 연구협의회를 구성하고 △과수화상병 예측 모형·방제기술 개발 △박테리오파지(세균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로 박테리아 포식자로 알려짐) 등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학적·유전적 방제기술 개발 △과수화상병 저항성 품종 육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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