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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 INSIDE] 토양훈증의 모든 것 (1)토양소독으로 수확량·소득 ‘넝쿨째’

기사승인 2019.07.26  17: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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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작재배로 토양병해충 피해 심각 수준…전반적 인식 개선해야
수확량 20%증가하고 가격 20% 더 받으면
농가소득 44% 증가
토양훈증, 바르게 알고 사용해야
농작업자 안전위해 올바른 사용 노력도 필요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 로터리 작업과 팔라딘을 통한 토양훈증, TIF필름 멀칭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유럽의 농가 모습.

딸기, 토마토, 고추 등 연속수확 작물을 재배할 때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농가가, 이탈리아나 스페인 등에서도 전체 농가의 85%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는 토양훈증제. 농업 선진국에서는 연속재배에 따른 선충, 시들음병, 뿌리혹병, 균핵병 등 다양한 토양 유래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뿐만 아니라 잡초제거 등 생육조건 개선으로 생산량을 증가시켜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토양병해충에 따른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토양훈증에 대한 인식이 낮다. 김천시 농업기술센터 자료에 따르면 시설재배지 농가의 60% 이상이 5년 이상 재배지를 옮기지 않고 연속해 재배해 작물의 수량감소, 품질저하, 생육부진 등의 피해를 겪었으며 병해가 27%, 선충이 12% 증가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 뿌리혹병이 발생한 배추

특히 뿌리혹병, 역병, 균핵병, 시들음병, 파리류, 선충류 등 다양한 토양병해충이 있지만 최근에는 선충과 시들음병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다. 선충은 방제의 어려움으로, 시들음병은 예방만이 최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어서 대표적인 토양병해충으로 인식되며 토양소독을 통한 방제가 강조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낯설기만 한 토양훈증제의 모든 것을 파헤쳐봤다.

1. 농가소득 늘리는 토양훈증

이탈리아의 과학자 니콜라 그레코(Nicola Greco)와 스페인의 농업연구 전문가 호세 마누엘 로페즈-아란다(Jose Manuel Lopez-Aranda)는 토양훈증과 농가소득 변화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각각 307명, 192명, 84명의 농업인과 농업 관련 전문가를 인터뷰하고, 관련 논문 586개를 분석해 토양훈증이 농가수익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프랑스훈증협의회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딸기를 재배할 때 토양훈증을 하지 않았을 경우 농업인의 ha당 순수익<표1>이 스페인에서 171만원 적자, 이탈리아에서는 시설재배 시 115만원·노지재배 시 206만원, 벨기에 시설 789만원 적자·노지 7만원, 프랑스 시설 550만원 적자·노지 393만원으로 조사된 반면 토양훈증을 한 이후에는 스페인 1807만원, 이탈리아 시설 2435만원·노지 1048만원, 벨기에 시설 1221만원·노지 747만원, 프랑스 시설 1613만원·노지 1455만원으로 농가수익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엘 드 프레테(Gael du Fretay) 프랑스훈증협의회 의장은 “유럽의 딸기 생산량은 3조 유로 규모인데 토양훈증 여부에 따라 ha당 생산량이 5톤에서 13톤까지 차이를 보였다”며 “토양훈증을 하지 않음으로써 유럽에서만 2억7000만 유로의 경제적 손실과 3만6000명이 일자리를 상실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토마토, 후추, 가지, 멜론, 호박, 오이 등 다른 작물에서도 확인<표2>됐다. 프랑스훈증협의회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토양훈증을 했을 경우와 토양훈증을 하지 않았을 경우, 그리고 토양훈증을 하지 않았을 경우를 다시 선충발생 밀도가 클 경우와 보통일 경우, 적을 경우로 구분해 ha당 농가순수익을 비교했다. 토마토의 경우 스페인에서는 토양훈증을 했을 때 2820만원이었던 반면 토양훈증을 하지 않을 경우 선충발생 정도에 따라 소득이 1451만원에서 1417만원 적자까지 나타났다. 이탈리아에서도 농가순수익이 토양훈증을 했을 때는 2788만원이었지만 토양훈증을 하지 않았을 때는 1280만원부터 1879만원 적자까지 다양하게 조사됐다.

2. 토양훈증의 역사

현대에는 농가소득 증대 등 경제적 목적으로 토양훈증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과거에는 토양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토양훈증을 실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연속재배로 토양병해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재배를 포기해야 한다는 위기감에 토양훈증을 시작했던 것이다.

# CS₂ 처음 사용

▲ 토마토시들음병이 발생한 토마토 포장. 줄기가 시들어 가고 있는 것이 눈으로 확인된다.

학계에서는 처음 토양훈증이 시작된 것을 1800년대로 보고 있다. 1854년에 이황화탄소(CS₂)의 살충효과가 인정됐으며 프랑스에서 진딧물의 일종인 필록세라(Phylloxera)로부터 포도원을 지키기 위해 처음 이황화탄소의 사용이 제안됐다. 미국종 포도에서 자생하던 필록세라는 당시 유럽으로 건너가 1885년까지 프랑스에서 약 100만ha에 달하는 포도밭을 황폐화시켰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제는 시급한 사안이었다.

1870년 이황화탄소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으며 1887년 토양훈증제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과 살포기구 등이 고안됐는데 가장 인기있는 방법이 50㎝ 간격으로 구멍을 파고 이황화탄소를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 클로로피크린 사용 장려

▲ 뿌리혹선충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 오이 뿌리부

이후 1871년에 사탕수수선충 방제를 위해 이황화탄소가 사용됐음이 보고됐고,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는 화학무기로 사용되던 염소가스와 눈물가스(최루가스)라 불리던 클로로피크린(Chloropicrin)이 사용됐으며 1920년에 클로로피크린이 병원균, 선충, 청동방아벌레, 토양 박테리아 등의 방제에 시험됐다. 이후 클로로피크린 사용이 장려됐다. 1927년에는 하와이의 파인애플 농장에서 클로로피크린이 사용되기 시작해 1937년부터는 미국에서 토양이나 곡물 훈증제로의 사용이 장려되기도 했다. 이는 토양훈증제에 대한 최초의 상업적 홍보로 평가되고 있다.

# 메틸브로마이드 대중화

클로로피크린 다음으로는 메틸브로마이드(Methyl bromide)가 1940년에 국화류 선충 방제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43년 1,3-D와 1,2-D의 포장 시험 결과가 발표됐는데 당시에는 메틸브로마이드보다 값싸고 처리가 용이한 토양훈증제로 인식됐다. 1946년부터는 선충방제제품이 급격히 늘면서 파인애플 농장 등에서 효과가 검증돼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 1976년과 1977년 노스캐롤라이나 담배 재배지에서 실시된 실험에서는 메틸브로마이드처리를 한 밭과 관행재배를 한 밭 사이에서 수확량이 평균 35%나 차이가 난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메틸브로마이드 등 토양훈증제는 토양에서 박테리아와 곰팡이 밀도를 조절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으며 1960년대에는 다량의 살선충제가 시장에 출시됐다.

# 메틸브로마이드 대체물질 찾아라

메틸브로마이드는 현재까지 가장 효과가 좋은 토양훈증제로 알려졌는데 많은 잡초과 토양병해충을 광범위하게 방제하며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유용하게 쓰였다. 하지만 1987년 몬트리올 협약에서 오존층을 파괴하는 물질로 선포돼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많은 농업 선진국에서는 대체물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있는 토양훈증제는 1-3D, 클로로피크린, 메탐소듐(Metam sodium), 다조멧(Dazomet), DMDS(Dimethly disulfide) 등이 있다. 이 중 1-3D, 클로로피크린, 메탐소듐 등은 최근 환경, 안전성 등과 관련된 문제로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3. 국내 토양훈증의 현 주소

▲ 건강한 토마토<좌>와 토마토시들음병이 발생한 토마토<우>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연작재배로 토양병해충 발생과 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토양훈증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 토양소독, 알지만 소극적

경농이 최근 참외 주산지인 성주군에서 농가 109명, 수박 주산지 중 하나인 부여군에서 농가 1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토양병해충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이러한 농업인들의 인식이 잘 드러난다.

설문조사에서 농업인들은 총채벌레, 선충, 시들음병 등이 농산물 재배 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토양훈증 여부에 대해서는 낮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설문에 참여한 농가들은 문제 병해충으로 성주군에서는 흰가루병(29%), 총채벌레(27%), 선충(17%), 시들음병(2%) 등을, 부여군에서는 선충(38%), 시들음병(19%), 총채벌레(14%), 바이러스(13%)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양병해충에 대한 방지법으로 성주군에서는 응답자의 61%가 태양소독을, 2%가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부여군에서는 15%가 태양소독을, 5%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토양소독의 효과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다. 농가들은 토양소독을 하면 선충(성주군 56%, 부여군 46%), 시들음병(10%, 20%), 총채벌레(10%, 10%) 등에 대해 방제 효과가 높다고 답했다.

박현호 경농 PM은 “농가별 조수익 자료를 비교해보면 병해충 관리로 수확량이 20% 증가하고, 상품과 비율이 늘어 가격을 20% 더 받는다면 농가소득은 44%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생산량과 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토양훈증에 대해 보다 많은 농업인들이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반적 인식 개선 필요

▲ DMDS로 토양훈증처리를 한 배추 포장<좌>과 비교 포장<우>

토양훈증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은 농가뿐만 아니다. 선충 등 연작재배에 따른 토양병해충 발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최근에서야 일부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토양훈증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뿐 토양훈증제에 대한 제도권의 인식도 미흡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입제 타입의 밧사미드와 관수처리가 가능한 쏘일킹·팔라딘 등 토양훈증제가 판매되고 있다. 쏘일킹과 팔라딘은 무더운 여름철 시설에 들어가지 않고도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업자에 보다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점적관수 시설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최근 메틸브로마이드 대체물질로 각광받고 DMDS 성분의 팔라딘은 잔류면제 품목으로 잔류허용기준(MRL) 적용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등록은 토양훈증제가 아닌 살균제나 살균·살충제로 돼 있다. 이는 토양훈증을 하지만 결국 효과는 살충제나 살균제와 다를 바가 없다는 행정의 인식으로 지상부 방제와 지하부 방제가 달라야 한다는 최근 해석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시장규모에서도 다른 나라와 큰 차이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토양훈증제시장규모는 70억원 규모로 2000억원 규모의 일본과 비교해 3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4. 인식 제고와 협력체계 구축 중요

▲ 토양훈증처리 여부에 따라 양파 생육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양파 흑색썩음균핵병 비교 실험. 왼쪽은 팔라딘 처리구, 오른쪽은 무처리.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농업의 지속가능성 확대와 농업인 소득증대를 위해 토양훈증에 대한 인식 제고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농업인뿐만 아니라 생산자단체, 학계, 정부, 지자체 등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토양훈증제에 대해 바르게 알고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토양병해충이 땅 속에서 매개하는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도 높다. 잎과 줄기, 과실에서 식물의 병해충을 진단할 수 있는 지상부와는 차별화된 예찰, 진단, 방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태양열소독, 담수처리 등 다양한 방법의 토양병해충 방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화학적 토양훈증처리가 유럽, 미국 등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제방법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유에 주목할 것을 주지한다. 이는 선충, 총채벌레, 푸사리움 등 토양병해충의 생활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단순히 지상부만 방제한다거나 표토에 대한 처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충의 경우 방제제가 토양 속에 침투하는 등 환경이 불리해지면 최대 땅 속 1m까지도 내려갔다가 환경이 개선되면 다시 식물 뿌리 근처로 올라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토양소독을 목적으로 심경처리를 한다고 해도 30㎝가량의 토양을 뒤엎는 것에 불과해 확실한 방제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작물보호제 업계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또한 지상부 방제는 반복적으로 쉽게 예찰하고 관리할 수 있지만 지하부는 일단 생육이 시작되면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정식 전으로 관리시기가 제한되는 특성도 있다.

아울러 토양병해충 방제를 위해 지하부에 대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방제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현재 사용 중인 토양훈증제에 대해서 효과 실증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양규완 스미쇼아그로코리아 이사는 “국내 토양병해충 문제 해결의 단초는 토양병해충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효과적인 방제법에 대한 모색, 그리고 이를 위한 전방위적인 협력체계 구축이다”며 “토양훈증제에 대해서도 일반 농약과 구분된 특징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인식이 개선되고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작업자 안전과 관련한 이슈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토양훈증제 성분은 인체에 직접 닿을 경우 살갗에 유해하기 때문에 처리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올바른 사용안내와 사용자의 준수 노력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한태 기자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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