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권익보호·불합리한 관행 없애 출하자 위한 조직 만들 것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조직이 분열돼 있습니다. 이에 연합회를 하나로 규합하고 일체의 마음으로 회원 모두 동참해 통합조직으로 나가야 합니다. 3년의 임기 동안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더불어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 출하자들을 위한 조직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최근 정기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당선된 최병선 한유련 회장은 지난 5월 2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출하자들이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농업인이 재배한 농산물의 가치를 인정받고 수취가격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용역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유통주체들의 경쟁이 이뤄져야 출하자의 수취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최 회장의 일문일답.

# 현재 유통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를 무엇으로 보나.

"피 땀 흘려 재배한 농산물이 제 가격을 받지 못해 대부분의 농업인들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그렇지만 농업인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정부정책이 미흡하고 도매시장 내에서도 농업인들이 어려울 때 도와주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수급안정에 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해결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마늘의 과잉생산이 우려되고 있는데 산지에서 마늘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이유로 산지유통인들이 수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연구기관에서 사전에 제대로 된 관측을 내놓았다면 마늘 생산과잉이 이 정도까지 되진 않았다. 정부와 농협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농사를 짓고 계약재배를 통해 농업인들의 안정적 소득을 보장하는 한유련과 같은 조직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도매시장의 경우 내부 유통주체들이 자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행태가 지속될 경우 유통주체들은 수익을 창출하겠지만 농업인들이 돈을 버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 가락시장 배추 하차거래에 대한 생각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배추하차거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추진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지금과 같이 농업인들이 생산비 조차 건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추하차거래가 추진되면 결국 그 피해는 농업인들이 보게 될 것이다. 배추 하차거래가 향후 시설현대화사업과 물류효율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가격이 일정부분 지지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다. 하기 싫어서 안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추가되는 물류비에 대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배추 하차거래 보다는 출하예약제 등을 통해 물량을 사전에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배추 하차거래는 시설현대화사업이 완료된 이후 진행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 양배추 하차거래 과정을 봤기 때문에 배추 하차거래는 언제라도 할 수 있다. 그 전에 농업인들의 수취가격 상승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 수입김치 HACCP 의무화에 대한 한유련의 입장은.

“한유련에서 그동안 정부에 수입김치에 대한 검역, 안전성 강화 등을 요구했는데 이 같은 내용과 부합하는 HACCP 의무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지난 3월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수입김치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의무화가 수입량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내년에는 올해 한국 수출량 5000톤 이상 해외제조업소, 2022년에는 전년도 한국 수출량 1000톤 이상 해외제조업소, 2023년에는 전년도 한국 수출량 100톤 이상 해외제조업소, 2024년에는 모든 해외제조업소에 적용된다. 수입김치에 대한 HACCP 적용이 의무화되면 자동으로 국내 공급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이에 정부는 영세김치업체들을 육성해 수입김치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관련 연구도 필요하다. 이 같은 과정이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면 배추뿐만 아니라 부재료의 소비도 증가할 것이다. 이를 통해 농업인들의 수취가격이 상승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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