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싱가포르에 돈육가공품 통조림이 첫 수출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5월 싱가포르 정부와 식육 통조림·레토르트(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의 식품 수출을 위한 협의를 완료한 데 이어 지난 6월 30일 수출금액기준으로 6만 달러에 첫 물량 5만 캔을 수출했다는 것이다. 이미 연간 100만 캔이 계약됐고, 향후 수출작업장 등록이 확대되면 수출량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동물용의약품도 전체 누계 수출액이 지난 5월까지 1485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보다 원료는 3.8% 감소한 반면 완제품은 7.7%가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수출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이 같은 수출 실적들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싱가포르로 수출하는 돈육가공품 통조림 제품을 예로 들어도 100%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있는 제품의 수출은 국내 축산농가와 관련 산업에 모두 큰 도움이 된다. 통조림·레토르트 외에도 다른 열처리 돼지고기 가공제품의 수출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 등을 대상으로도 보다 다양한 품목이 수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축산부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5년 12월 홍콩을 시작으로 현재 홍콩, 마카오, 캄보디아로 수출되고 있는 한우고기의 경우 수출물량이 2018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는데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상반기 실적이 지난 한 해 51.6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도 지난해는 목표했던 3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지만 하반기 수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공산이 커 수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수출 확대를 위해선 단기는 물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라는 이른바 전대미문, 사상초유의 사태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의 수출입과 물동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우선 한우고기와 돼지고기 수출이 보다 확대되기 위해선 수출국 확대를 위한 질병청정화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한우고기의 홍콩 수출은 현지 정국불안이나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적지 않지만 결국 질병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로 구제역과 돈열 백신접종 등으로 인해 정육 수출이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 우리는 대만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1997년 돼지 385만 마리를 살처분해 6조 원이 넘는 직접 손실을 입은 대만이 2017년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백신 접종 청정국 인증을 받은 데 이어 2018년 7월 백신접종을 전면 중단하고 올 들어 지난 6월 구제역 백신 미접종 청정국으로 인증 받은 것은 우리가 반드시 참고해 봐야 할 대목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선 이밖에 국내 축산물의 지육가격 안정화 노력과 더불어 철저한 품질관리, 중장기적인 수출지원책이 요구된다. 코로나19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국가차원의 질병청정화 로드맵 제시와 보다 다양한 수출 확대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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