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늘 염두에...
성과에 도취되기보다 지역과 함께하는 모임체로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부모 세대의 경험과 노하우는 그대로 물려받되 젊음과 패기를 더해 한우 산업을 보다 다채롭게 만들어 나가겠다는 꿈을 가진 청년들이 있다. 전남 영광군 한우2세들의 모임체, ‘한우하누소속 회원들이다.

부모들이 가꾸어 놓은 터전 위에서 안주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영역을 새로이 개척해 나가고 있는 장형찬 한우하누 대표와 소속 회원들을 직접 만나봤다.

한우하누는 영광군에서 유일한 청년농업인 품목모임체로서 활동범위를 넓혀나가며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한우하누는 영광군에서 유일한 청년농업인 품목모임체로서 활동범위를 넓혀나가며 매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하기 위한 바탕 다지기

“2세들의 모임체인만큼 부모 세대와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을 많이 해요. 그런데 어쩔 수 있나요. 긴 세월 소를 키워온 부모를 이길 순 없으니 새로운 시도들에 대한 결과물을 수치화 해 증명하는 수밖에요.”

한우하누는 2018년 농협경제지주 축산 후계농 교육과정을 이수한 20~40대 영광군 소속의 한우2세인들이 모여 만든 모임체다. 부모 세대뿐만 아니라 외부의 다른 지원 없이도 당당히 홀로 설 수 있는 바탕을 만들고자 조직됐다. 그래서 한우하누의 목표도 성공적인 독립 경영이다.

장형찬 대표는 가업을 잇는다는 게 장점도 있지만 무엇 하나라도 부모 세대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적지 않아 쉽지만은 않다그래도 소를 키우는 2세들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23명이라는 적지 않은 회원들이 똘똘 뭉쳐 모임체를 힘있게 이끌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하누는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갖는다. 단순한 친목도모에 그치지 않고 한우 사육에 필요한 지식과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한다. 이 자리가 새로운 사양 기술에 대한 확신을 갖거나 잘못된 정보와 지식에 고립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001년부터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으로부터 현장 실습, 전문가 종합 상담, 기술 교육 등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지원받고 있다. 한우하누 회원들은 영광군농업기술센터에도 한우품목별연구회를 창립하고 정식 등록했는데, 이를 주축으로 청년농업인 육성 거점지역사업에 지원해 영광군이 선정된 덕이다. 전국에서 5개소를 선정해 청년농업인들의 육성과 성공적인 정착을 돕는 이 사업에 한우하누(한우품목별연구회)가 선정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활동과 이력이 유효했다는 후문이다.

 

# 성과에 도취되기보다 지역과 함께 하는 모임체로

이러한 활동들이 쌓여 햇수를 더해갈수록 모임체를 통해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우하누 활동을 통해 배운 사양ㆍ번식ㆍ질병 관리 요령을 농가에 적용해 우시장에서 기존보다 훨씬 더 좋은 경매가를 받게 된 건 물론 도지사상 등 지자체 표창을 받는 기분 좋은 결과물도 나오고 있다.

아직 개개인의 성과일 뿐 한우하누라는 모임체로 수상한 적은 없다. 하지만 개개인의 역량 강화가 곧 한우하누의 경쟁력이 되리라 회원들은 믿고 있다.

장 대표는 적지 않은 농가가 모여 365일 각자가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함께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결코 무시하지 못할 의미 있는 일들이라며 나 또한 아버지가 폐업한 한우 농장을 다시 살리기 위해 뛰어들어 집단지성을 통해 하나씩 지금까지 이뤄올 수 있었다며 한우하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한우하누 회원들은 자신들의 능력과 젊음을 십분 활용해 지역에서 꾸준히 봉사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자신들이 받은 관심과 지원을 또 다시 지역의 다른 농업인들에게 나누겠다는 생각에서다.

인공수정 자격증을 취득한 회원들은 자가수정을 시도하는 농가에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고령 농가에는 한우 정액 공급을 위한 질소통 운반을 돕는 등 각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질소통 운반 봉사활동은 모임체 활동 초기부터 시작해 20218월 공식적으로 종료가 됐지만 여전히 회원들은 개인 시간을 내어 자발적으로 꾸준히 봉사를 이어나가며 지역에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 소득 제고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성늘 염두에 둘 것

결국 우리도 소를 키우는 사람들이잖아요. 한우하누를 통해 공익적 활동도 많이 하지만 이제는 상위 1%의 고급육 생산을 목표로 두고 좀 더 열심히 달려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한우하누 회원들은 이제 각자가 더 나은 소득을 이뤄내고 안정적으로 축산업을 경영하기 위한 활동에도 매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종합 컨설팅 교육을 강화해 보다 전문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금까지와 조금은 결이 다른 활동들도 구상 중이다. 완전배합사료(TMR)를 직접 생산ㆍ공급해 한우하누 회원들뿐만 아니라 지역의 한우 사육 농가들의 생산비 걱정을 조금 덜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식육식당이나 육가공 공장을 설립해 판로 구축을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장 대표는 활동의 영역이 넓어질 수록 더 고려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어떤 활동을 하든 늘 환경과 지역, 지속가능 축산업을 하겠다는 다짐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환경오염으로 축산이 기피시설로 각인되고 있다관행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벗어내고 환경과 지역을 생각하는 축산으로 나아갈 방법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임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멘토 인터뷰] 박한별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인력육성팀 주무관

 

젊음과 패기로 농업 활동 지속 영위하도록
지원과 응원 아끼지 않을 것

 

영광군이 한우 청년농업인 육성 거점 지역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한우하누의 열정적인 활동 덕분에 가능했죠. 다른 청년농업인 모임체도 많지만 한우하누에 특별히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요.”

영광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품목모임체는 한우하누가 유일하다. 지자체나 농협의 사양관리 기술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역 봉사활동에도 나서며 햇수로 6년째 큰 어려움 없이 모임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모임체가 갖는 의미는 크다.

박한별 주무관은 요즘 지방소멸이란 말이 대두되고 농촌에서 청년들의 모습을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한우하누가 활발히 활동하며 다른 청년농업인들의 길잡이가 돼 주고 있는 데 담당자로서 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박 주무관은 지금과 같이 젊음과 패기로 농업 활동을 지속 영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영광군농업기술센터에서도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광군농업기술센터는 청년뿐만 아니라 품목별 연구모임체의 기술 교육과 선진지 견학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품목별 농업인들이 친목을 도모하며 정보를 공유하며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동아리모임체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품목별 교육이나 선진지 교육 등을 확대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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