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수준 세포배양기술로 차별화…미래식품 원료 개발분야 스타트업으로 성장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심플플래닛은 세포농업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성 미래식품 원료를 개발, 새로운 식량생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심플플래닛에서 개발한 그래놀라[왼쪽]와  고단백 세포배양 파우더[오른쪽].
심플플래닛은 세포농업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성 미래식품 원료를 개발, 새로운 식량생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심플플래닛에서 개발한 그래놀라[왼쪽]와 고단백 세포배양 파우더[오른쪽].

 

‘그린바이오(Green Bio)’는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작물을 생산하고 식품을 생산하는 기술과 기업을 가리킨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보호와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지속 가능한 농업·식품 생산이 중요시되면서 그린바이오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그린바이오 산업의 여러 분야 중 높은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가 대체육·배양육 등 대체 식품분야다.

이에 전 세계 기업들도 앞다퉈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의 배양육 회사인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와 굿 미트(Good Meat)사가 세포배양 닭고기의 일반 판매 허가 승인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전 세계 최초로 싱가포르가 세포배양식품의 판매를 허가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유럽 국가 최초로 네덜란드가 배양육 시식을 허가하며 세포배양식품이 안전한 차세대 먹거리로써 상용화의 시작을 알렸다.

우리나라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월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하며 단백질 추출·생산, 세포 배양 등을 통해 육류·식품과 비슷한 식감과 맛이 나는 대체식품 제조 기술을 농업·식품 바이오 12대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선정해 산업화를 촉진시켜 나갈 방침이다.

# 세포농업 기술 기반의 기능성 미래식품 원료 개발분야 스타트업으로 성장

이 처럼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대체육·배양육 시장에서 세포농업 기술 기반의 기능성 미래식품 원료 개발 스타트업인 ‘심플플래닛’은 지속가능한 미래식품 산업을 통한 새로운 식량생산 방법을 제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4월 설립된 심플플래닛은 세포주 개발 특화 플랫폼 기술과 식용 배양 배지 기술을 통해 다양한 식품 원료를 연구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간편식 브랜드 ‘발보아키친’을 론칭, 브랜딩·유통망 확보 후 세포배양원료 적용 가능 간편식, 연화식 등 상품군으로 취급 상품수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발보아키친은 올해 지난해 대비 300%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아난티, 카카오톡스토어, SSG, 롯데백화점의 의식주 토탈 브랜드 ‘시시호시’, 그로서리 스토어 보마켓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이 같은 심플플래닛의 눈부신 성장에는 직원의 80% 이상이 석·박사 학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연구개발(R&D)에 특화된 탄탄한 조직 구성이 바탕이 됐다. 최고 수준의 세포생물학, 생물공학, 생명공학, 조직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R&D팀을 통해 혁신적인 연구 성과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 나가고 있다.

정일두 대표 역시 보스턴대학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박사를 수료한 소위 말하는 생물공학 분야의 엘리트다.

정 대표는 “심플플래닛 설립 이전에 투자없이 매출액 60억 원을 달성한 창업 경험과 바이오, 플랫폼, 메타버스,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의 창업 경험이 토대가 됐다”며 “전공과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지구와 사회환원에 도움이 되고 미래세대를 위해 지속가능한 식량생산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고자 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 세계적 수준의 세포배양기술로 차별화 도모

“세포농업은 기존 농·축산업 시스템을 보완하는 수평발전 방안입니다. 세포배양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한정된 자원을 사용하는 것에서 끝내는 게 아니 자원순환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심플플래닛의 핵심 경쟁력을 꼽자면 세계적 수준의 세포배양기술이다.

세포배양식품의 가장 중요한 원료인 세포확보 기술과 원-스톱(One-stop) 세포배양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 소, 돼지, 닭, 오리, 어류로부터 세포배양식품 생산을 위한 총 13종의 특화 스타터 세포, 즉 초기 조직에서 분리한 세포로 세포배양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세포를 확보했다.

더불어 미국 스타트업 피칭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WKBC)’ 1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최한 ‘EMA-아그리푸드 데모데이(AGRIFOOD DEMO DAY)’ 1위에 선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스타트업경진대회 ‘디데이’ 1위를 하는 등 대량생산에 특화된 부유배양 세포주 개선 기술력으로 바이오산업과 세포농업 발전의 기여를 인정받기도 했다.

근육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는 일반적으로 바닥에 붙어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부착면적이나 공간적 제한으로 세포 대량 배양에 부적합하고 생산성에 한계가 있다.

반면 심플플래닛의 세포배양 플랫폼에 의해 개선된 부유배양 특화 세포주는 떠서 자라는 세포로 부착·부유 상태에서 세포 대량 배양이 가능해 생산성 제고와 공정 간소화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배양육 생산단가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100% 수입에 의존하는 소태아혈청(FBS)을 대체할 수 있는 ‘유산균 기반 무혈청 식용 배양액’을 개발, 국산화 하는데 성공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 즉각적인 상용화 가능한 ‘배양육 파우더’

심플플래닛의 기술력의 총화인 ‘고단백 세포배양식품 파우더’는 고기 모양을 만드는 틀을 사용하지 않고 근육세포 상태에서 바로 파우더화 해 단백질 함유율을 높이고 일반 육류, 기존 식물성/유청 단백 대비 최대 6배가 높은 아미노산 함량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배양육 파우더는 다양한 식품첨가물과 기능성 원료 등에 적용해 즉각적인 상용화가 가능하며, 소량의 원료만으로도 기존 대체 단백의 맛과 영양성분을 보완해 고도화가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실제 심플플래닛의 세포배양식품 파우더 0.3g은 일반 소고기 1kg과 동일한 단백질 함량을 갖고 있다. 즉 세포배양식품 파우더 1톤을 생산하게 된다면 5500마리의 가축 도축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적으로도 나무 5만5500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어 1만665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심플플래닛 측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세포배양식품 원료인 배양육 파우더는 하나의 생산 시스템으로 식품 원료, 기능성 원료 등 다양한 맞춤형 원료 생산이 가능하고 우수한 생산 효율을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기존 식품의 맛과 영양구조를 개선해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장할 수 있어 식품사, 제약사 등을 타겟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글로벌 기업과 전문가들과 다양한 협력 추진

심플플래닛은 글로벌 기업·전문가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기술력 강화는 물론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21년 지속가능한 미래식품 시스템을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 GFI 아시아태평양(ASIA PACIFIC)의 공식파트너로 선정된 이래로 지난 3년간 대체 단백질을 통한 지속가능한 식량생산 시스템 전환 등 기술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영국 푸드포워딩(FoodForwarding)에서 세계적인 식품과 기술, 지속가능성을 가진 기업을 선정하는 ‘푸드테크(Foodtech)500’에 선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 5월 세포배양·조직화 기술로 아시아 유일 스위스 ‘매스챌린지(Mass Challenge) 2023’에 최종 선정되는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 파우더·페이스트 형태의 세포배양식품 원료로 활용 무궁무진

앞서 언급했듯이 심플플래닛은 기존 경쟁업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스캐폴드 방식, 즉 식품성 단백질을 이용해 스테이크, 너비아니 등 고깃덩어리의 틀을 만들어 그 위에 세포를 올려 키우는 방식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스캐폴드 방식은 소량의 세포만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영양성분면에서 식품성 고기를 섭취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는 반면 심플플래닛은 가축 조직으로부터 분리한 세포를 대량 배양해 동물성 대체 단백질과 배양 지방 등을 파우더나 페이스트 형태의 세포배양식품 원료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배양육 제조 기술을 활용해 생산된 고단백 파우더와 함량 조절이 가능한 불포화지방산은 식품 원료로 활용이 가능하고 높은 흡수율과 영양성분으로 기존 식품의 맛과 영양 구조 개선을 통한 실버, 영유아 세대에 특화된 기능성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생산 시스템으로 다양한 타겟 원료를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 효율이 우수하다. 따라서 식품·제약사, 유통사 등과의 사업화 전략 다각화로 선제적인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게 심플플래닛측의 설명이다.

# 글로벌 식품사와 연계해 세계시장 진출 모색

국내 대체육 시장은 4000억 원 정도의 규모로 크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타겟으로 하고 있다. 이에 심플플래닛도 세포배양식품 원료로 글로벌 식품기업과 기업간 거래(B2B)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대량생산 시설을 국내에 구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기점으로 이미 배양육이 허가된 미국, 싱가포르를 비롯해 아시아권 등 다양한 지역으로의 수출을 타진중이다.

더불어 2025년 이후 세포농업 식품 브랜드로 전환할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용 상품도 이미 출시,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고 있다. 추후 세포배양식품 원료를 첨가한 그래놀라를 개발하는 등 제품 상용화에 필요한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정일두 심플플래닛 대표
정일두 심플플래닛 대표

■ 나에게 ‘그린바이오 산업’이란? - 정일두 심플플래닛 대표

“그린바이오는 농수산업 분야에 바이오 기술을 가미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거나, 농어업 생명체를 활용해 바이오 농업을 실용화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분야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축산에 사용되는 토지는 전 세계 농경지 사용량의 83%인 4000만㎢이고, 가축의 먹이로 사용되는 곡물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인구 증가와 더불어 늘어나는 고기 수요량은 지금의 식량생산 시스템에서는 감당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린바이오 산업인 세포농업은 이러한 식량생산 시스템을 보완하고 기존 농축산업과 함께 발전, 세포배양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한정된 지구자원을 사용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자원의 순환을 통해 지구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다.

세포배양식품 원료는 안정적인 공급과 균형 있는 영양성분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아종식, 식량안보 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에 UN총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미션을 위해 193개국이 만장일치로 제정된 공동목표인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기반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식량생산 방식을 재고하고자 한다. 그린바이오, 세포농업은 미래세대와 지구를 위한 새로운 식량생산 방법이 될 것이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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