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관련 투자 급장…글로벌 시장서 농식품산업의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가운데]이 국산 농축산물을 활용해 질환별 개인 맞춤형 식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잇마플 전시장에 찾아 격려하고 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가운데]이 국산 농축산물을 활용해 질환별 개인 맞춤형 식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잇마플 전시장에 찾아 격려하고 있다.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시대, 한층 넓어진 글로벌 시장은 우리 농식품산업에 있어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의 기회이다.

특히 최근에는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기술(BT)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푸드테크’ 산업이 메가 FTA로 넓어진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농식품산업 성장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식품 분야 핵심 국정과제인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푸드테크정책과 신설과 함께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수립, 농식품 분야의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푸드테크’ 관련 투자 급증 전 세계적으로 고성장 산업으로 부각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푸드테크는 스타트업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가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IT 전시회인 미국 ‘소비자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도 푸드테크 관련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시연돼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GS&J 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소비트렌드 변화와 AI 등 혁신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푸드테크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5542억 달러(665조 원)로 성장했다. 2017년 2110억 달러이던 시장이 연평균 38%라는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닛케이BP종합연구소 등 시장조사 기관들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향후 연평균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세계 식품 소비 유형이 건강과 환경 중시의 가치소비 확산, 개인 맞춤형 소비, 비대면 소비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고성장이 전망되는 산업 분야로 떠오르른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와 관련 홍연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유통혁신연구실장은 최근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 트렌드와 미래전망’ 보고서를 통해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 견인 요인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이 식품 제조, 가공, 외식, 유통, 소비 부문의 기술적 수요에 부합해 기술과 산업의 융·복합 연계성이 커졌고 윤리적 소비·가치소비 문화 형성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동물성 단백질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식품의 수요의 급증, 임금 상승과 인력난 해소를 위한 서빙·제조로봇과 무인화 시스템 도입 가속화, 고령인구 증가와 초개인화 소비성향 등으로 인한 맞춤형 식단의 수요 급증 등을 꼽기도 했다.

지난 2월 14일 푸드테크 산업 발전협의회 발족식에 참석한 산·관·학계 관계자들이 푸드테크 산업 활성화에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2월 14일 푸드테크 산업 발전협의회 발족식에 참석한 산·관·학계 관계자들이 푸드테크 산업 활성화에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 농업과 푸드테크 간 상생으로 혁신성장 기대

우리나라도 환경을 고려한 소비 증가, 비대면 외식소비 선호,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푸드테크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푸드테크 시장은 연평균 31%의 성장세를 보이며 2017년 27조 원이던 시장규모가 2020년 61조 원으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푸드테크는 주로 식자재 조달, 레시피 공유, 음식점 정보 공유, 맛집 추천, 주문·예약, 요식 배달에 집중된 가운데 식품공장, 대체식품, 3D 식품 프린팅, 물류·유통, 무인주문기(키오스크), 조리·서빙로봇, 배달 분야에서 성장 중이다.

농식품 역시 최근 푸드테크와 연계돼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사례가 속속 나오며 농식품분야의 혁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밀키트, 가정간편식(HMR) 제조업체인 ㈜프레시지는 지난해 경북도와 농축산물 구매 업무협약을 체결, 스타셰프 최현석 씨와 협업해 횡성한우 스테이크, 한돈한우 직화스테이크 등 신제품을 개발해 국산 원료 사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더플랜잇은 식품 성분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해 식물기반 식품 소재를 개발하고 원료가 되는 국산 콩을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농업법인이 직접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푸드테크 시장에 뛰어든 사례도 있다. 농업회사법인 ㈜뜨란은 자체적으로 콩 생산단지를 운영하며 관내 콩 재배농가와 계약재배, 이를 활용해 식품소재와 식물성 대체식품을 개발·판매하고 있으며, 농업회사법인 ㈜에이라이프 역시 경기 파주에서 생산되는 장단콩을 이용해 계란 대체제인 ‘아쿠아파바’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이밖에도 ㈜꿈꾸는콩은 남제천농협, 농협식품 등 식품·외식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으며, ㈜록야는 농식품 생산·유통분야 데이터를 생성·연결하는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해 작물별 가격예측 플랫폼을 개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정밀 매칭을 촉진시키고 있다. ㈜엔티도 전국 100여개 농가로부터 30종 이상의 나물을 구입, 나물 유통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에게 정기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 안착중이다.

#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 육성·푸드테크 수출 20억 달러 달성 할 것

이처럼 농업과 푸드테크 간의 연계가 농식품산업에 있어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정부도 산업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2027년까지 푸드테크 유니콘 기업 30개 육성, 푸드테크 수출액 20억 달러 달성, 10개 핵심분야에 대한 기술경쟁력 확보 등을 목표로 한 ‘푸드테크 산업 발전방안’을 수립, 농식품 산업의 혁신성장을 견인할 푸드테크 산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것임을 밝혔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과 백현동 건국대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푸드테크 분야 산·학·관 전문가들이 참여한 ‘푸드테크 산업 발전협의회’도 발족해 민·관 협력 속에 산업 활성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앞으로 △푸드테크 산업을 선도할 혁신기업 육성 △푸드테크 산업 저변확대 △푸드테크 산업 성장기반 마련 등을 중점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세포배양식품 생산기술, 식물기반식품 제조기술, 간편식 생산기술, 식품 프린팅 기술, 식품 스마트 제조기술, 식품 스마트 유통기술, 식품 커스터마이징 기술, 외식 푸드테크 기술, 식품 업사이클링 기술, 친환경 포장기술 등을 푸드테크 10개 핵심기술분야로 선정, 민간 주도의 연구개발(R&D)과 범부처 차원의 R&D를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푸드테크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면 우선 푸드테크 산업에 적합한 국산 원료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 신품종 개발, 재배 기술연구, 우수 품종 종자 보급 등을 확대하고 국내 확보된 품종을 대상으로 푸드테크 원료 적합성을 평가해 우수 품종을 선발, 성분·가공적성 등 원료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기업에 제공할 예정이다. 콩·밀 등 주요 곡물에 대한 전문 생산단지 조성도 확대해 2027년까지 콩은 1만4000ha, 밀은 2만1000ha까지 늘릴 계획이다.

농가·기업에 계약재배 활성화를 위한 자금도 지원한다. 푸드테크 기업과 계약재배한 생산자단체에는 개소당 최대 4000만 원까지 교육비, 시설·장비 임차비, 원료 운송비 등을 지원하고 기업에게도 국산원료 구매, 신제품 개발, 판촉 등을 패키지 지원한다.

이밖에 계약재배 농가와 기업을 연결하는 ‘원료 중계 플랫폼’ 구축, 국산원료 활용도 제고를 위한 반가공·소재산업 육성,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지원, 전문인력 양성, 농업과의 상생 우수기업 포상·홍보 등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푸드테크 산업의 기술 융·복합적인 특성을 반영하고 지원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를 뒷받침할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푸드테크 산업은 국산 원료의 새로운 수요처이자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유통·가공 방식을 농업분야에 적용해 농업인과 소비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데 기여한다”면서 “농업계, 푸드테크업계, 전문가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양 산업의 동반성장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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