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드론으로 침체된 농촌의 분위기를 살리고 청년들을 농업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친 청년모임체가 있다. 강원 홍천군의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이다.

드론 방제, 교육 활동, 청년 농업인 인재 발굴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전국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의 박근호 단장을 만나봤다.

 

# 전국 최초 청년농 드론방제단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전국 최초로 드론 방제를 전면에 내세운 청년농업인 모임체다. 20195월에 조직해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드론에 관심 있는 청년 6명이 드론 관련 자격증 취득을 목적으로 모였다. 하지만 6명 모두 지역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뜻이 있었고, 드론 방제를 기본으로 점차 공익적 활동이 결합되며 매년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방제단 결성 직전인 2018년 시범적으로 농경지 200ha에 대해 시작한 드론 방제는 매년 면적이 2배씩 늘어나 지난해에는 누적 2600ha를 기록했다. 지금은 강원 홍천군 8개 면에서 직접 방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때때로 지역 농협의 위탁 방제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유스파머 드론방제단 회원들이 시험 삼아 드론을 날리는 모습. 
유스파머 드론방제단 회원들이 시험 삼아 드론을 날리는 모습. 

 

박근호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장은 방제단의 활동이 많아지는 것을 마냥 긍정적 신호로만 해석하진 않는다. 오히려 농촌 고령화의 방증이라 보고 있다.

박 단장은 농촌 고령화와 지역소멸 등으로 농촌의 만성적 일손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도시의 청년들을 농촌으로 유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역에서 성장해온 청년들을 어떻게 하면 지역에 정착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 우리 모임체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이 일정 부분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인이 가장 기피하는 농약 살포 작업을 청년들이 대신함으로써 고령 농업인의 농작업 부담은 덜고 청년 농업인은 농사 외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추가로 얻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겠단 판단이다. 박 단장은 드론은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고 최신 첨단기계라 청년들에게 아주 적합한 분야라며 청년들의 드론 방제 활동이 활발해지면 일손 부족을 겪는 농촌에는 가뭄의 단비가 되고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농촌 정착의 계기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돈 좇기보다 진짜 농업에 도움되는 일 하고자 결성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농업을 영위하는 청년들만을 대상으로 방제단을 꾸린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향후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이 홍천군 전역의 방제 수요에 대응하고 장마, 집중호우 등 돌발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려면 규모 확대는 필요하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 방제를 해다가는 자칫 1년 동안 공들여 키운 농작물에 큰 피해가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러운 마음에서다.

박 단장은 농업을 이해하지 못하면 농업인을 이해하기 어렵고 그럼 단순히 농약을 살포해주고 돈만 벌어들이는 상업적인 단체로 변질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실제 농업을 하는 청년들만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방제업은 작물 재배 관련 지식이나 농약을 다루는 기술 등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어려움이 많은 분야라며 현재 방제단 소속 회원들도 드론 자가수리가 가능하고 관련 전문 교관들로 구성돼 있는 등 전문성이 있지만 꾸준히 새로운 공부하며 안정적으로 방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주기적으로 자체 농업 교육을 진행하고 작물보호기사 자격이 있는 농약판매상, 병해충 관련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농업기술센터와도 지속 교류를 하고 있다.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전국 최초 드론 방제 청년농업인 모임체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박근호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장(가운데)과 회원들이 방제 관련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전국 최초 드론 방제 청년농업인 모임체로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사진은 박근호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장(가운데)과 회원들이 방제 관련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 새싹 농업인 키워내고 지역 환원 사업 매진

현재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의 가장 중점 목표는 후배 양성이다. 절대적으로 젊은 농업 인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 많은 청년 농업인들을 길러내는 것만이 농촌을 다시 활기차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고 있어서다.

그 일환으로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지난해 422명의 청년 농업인들과 함께 유스파머 라이온스클럽이라는 봉사 단체를 창립했다. 전국 최초의 농업 특성화 봉사단체다. 지역 봉사활동은 물론 드론 방제로 한정돼 있는 활동 범위를 넓혀 미래의 농업인을 키워내고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에 기역하기 위해 조직했다. 이 의미 있는 첫 걸음에 강원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농업 인재 양성을 위해 농업계 고등학생 2명을 선발해 600만 원 상당의 드론 관련 자격증 취득 과정을 지원했다. 드론 방제 현장에 동행하며 실전 경험 기회도 제공했다. 지금은 두 학생 모두 대학에 진학했지만 계속 소통을 이어나가며 중요 행사나 활동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올해는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에게 농업 진로 체험 활동을 제공하고 홍천군청소년수련관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직업의 하나로 드론 방제업을 소개했다. 학생들의 호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유스파머 드론 방제단은 앞으로 이러한 교육 활동을 보다 활발히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며 지역 환원 사업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드론 방제 수익 중 일부를 매년 연말 불우이웃 기금, 난방유와 쌀 지원 활동에 쓰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에는 홍천군 관내 54곳의 학교와 70여 곳의 건물을 드론을 활용해 방역하는 봉사를 펼치기도 했다.

박 단장은 우리의 모임체는 농업을 발전시켜 미래 먹거리를 지켜내자는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다앞으로도 지역 농업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모임체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멘토 인터뷰] 박광원 홍천군농업기술센터 교육경영팀장
청년농 발굴·교육 강화해 청년농이 지역 리더로 성장하도록 도울 것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전국 최초로 청년농업인이 조직한 드론 관련 모임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어요. 앞으로도 이런 청년농업인 단체들이 활발히 활동하며 농업·농촌을 이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도울 예정입니다.”

박광원 홍천군농업기술센터 교육경영팀장은 농업이 스마트팜, 디지털마케팅, 정보통신(ICT) 축산 등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각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농업인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은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농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이라는 목표를 갖고 탄생한 아주 의미있는 청년농업인 단체라며 2, 3의 유스파머 드론방제단이 나올 수 있도록 청년수련관 드론 체험 교육, 홍천농업고 진로상담 교육 등을 통해 청년농업인 발굴을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홍천군 관내에는 드론과 스마트팜 청년농업인 품목모임체가 구성돼 있다. 홍천군농업기술센터는 내년에 센터 내에 농산업 창업교육관이 신설되는 만큼 마케팅, 가공상품 개발 관련 모임체를 새로 구성해 청년농업인들이 1차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상품으로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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