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메가 FTA시대, ‘그린바이오·푸드테크’로 여는 농식품산업의 미래

그린바이오 산업 생태계 구축 위해 연구기반 확충, 인력지원 시급

[농수축산신문=박유신·이한태·김동호·이문예·박세준·이두현 기자]

우리나라 농업도 기존의 생산중심의 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며 첨단기술과 융복합된 미래산업구조로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 일환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그린바이오, 푸드테크 등 신산업 혁신생태계 조성을 통한 미래성장산업화를 국정과제로 삼아 산업기반을 구축하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회에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제정안이 통과돼 앞으로 정부가 법적 근거 하에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이에 농식품부와 본지는 그린바이오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 올 한해 농식품부의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의 성과와 정책방향을 공유하고 그린바이오가 농식품산업의 미래성장동력이 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좌담회의 주요내용을 지상중계한다.

 

일시 : 20231214() 10:30 ~12:00

주최/주관 : 농림축산식품부, 농수축산신문

장소 : KTX용산역사 회의실(itx5)

좌장 : 김기연 농림축산식품부 그린바이오산업팀장

주제발제 : 한상훈 농림축산식품부 그린바이오산업팀 사무관, 엄인용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벤처사업팀장

패널 : 강신호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벤처창업본부장, 강보라 스윗드오 대표, 김용재 파트너종묘 대표, 이동성 휴바이오 대표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임근환 에이비씨써클 이사, 한동오 심플플래닛 부대표 <가나다 순>

정리·사진 : 농수산식품팀

 

[주제발제 1]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성과 및 정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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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농식품부 그린바이오산업팀 사무관

그린바이오 산업의 체계적 지원체계 구축과 경쟁력 보완을 위해 지난 2그린바이오 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그린바이오 산업화 촉진 혁신기술 개발과 인력양성 그린바이오 산업 생태계 조성 등 3대 추진전략 실행을 위해 내년도 그린바이오 사업예산도 올해 대비 72% 증대된 517억 원을 확보했다. ‘그린바이오 산업의 육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전담기관 지정, 전문인력 양성, 기술개발 지원 등 그린바이오 산업화 촉진을 위한 정책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6대 분야 중심 그린바이오 허브 구축 그린바이오 산업 발전협의회발족ㆍ운영 관련 규제 발굴ㆍ개선 그린바이오-농업 상생 방안 전략 마련 펀드 조성 등 투자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도 분야별 산업 통계 기반 구축 2027년까지 1000억 원 규모의 전용 펀드 조성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 전략 품목 발굴과 검증ㆍ인허가ㆍ마케팅 지원 등 수출 지원 그린바이오 분야 소재 개발의 자동화ㆍ고속화ㆍ표준화를 위한 그린바이오파운드리구축 등을 통해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과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주제발제 2] ‘그린바이오 기업 수출 및 자금지원 방안
- 엄인용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벤처사업팀장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벤처·창업기업을 위해 사업자금, 민간투자, 기반조성, 판로지원, 수출 등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농진원은 1년에 약 400개 벤처·창업기업을 선발해서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중 그린바이오 기업은 202059개사에서 올해 86개사로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첨단기술 분야는 스마트농업과 그린바이오 두 분야로 나눠 운영하는데 그린바이오 분야는 연 3억 원, 10개 기업을 집중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예산을 증액해 지원 기업을 더 늘릴 예정이다.

정부가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 외에도 농식품 특화 엑셀러레이터를 육성, 유망 그린바이오 스타트업과 매칭해 직접투자, 데모데이 등 후속투자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CJ, 롯데 등 대기업과 협업도 지원해 투자를 유도하고 대기업 인프라를 이용한 콜라보 제품 출시, 유통망 활용 등을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농진원은 직접 유통채널 확보와 박람회 개최를 통해 판로확대를 지원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 농식품 벤처창업센터, 민간육종단지 등 그린바이오 기업을 위한 기반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종합토론]
# [좌장] 김기연 팀장

그린바이오 분야는 농업 전후방을 폭넓게 포괄하는 만큼 농식품 수출의 유망 산업분야가 될 수 있다. 올 한해 농식품부는 그린바이오 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 전담 조직인 그린바이오산업팀을 신설해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그린바이오산업 육성법 제정에 힘써 산업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그린바이오 산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간단한 기업 소개와 함께 현장에서 겪고 있는 애로점은 무엇인가.

 

# 김용재 대표

파트너종묘는 수박의 라이코펜 함량을 높인 품종의 개발과 활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화하고 있다. 최근엔 라이코펜 분말을 가공해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협력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서울대와 연구 협력하고 농진원의 사업에도 참여하며 농가와 식품·가공회사 등과의 협력체계를 갖추는 등 역량 강화에 매진할 계획이다.

종자 쪽은 우리와 같은 소규모 종자 기업들이 특화된 품종이나 분야에서 전문성을 많이 발휘하고 있다. 이들이 종자 생태계를 넓히고 부가가치를 높이며 그린바이오 산업 쪽에서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좌장] 김기연 팀장

그동안 품종개발이 농업인 중심이었다면 이제 그린바이오 산업에서는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으로 변화했다. 파트너종묘의 예처럼 라이코펜 함량이 높은 수박을 개발하면 이것을 소재로 의약품, 식품 등을 생산하는 소재산업이 된다. 앞으로 디지털 육종 등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그린바이오산업 육성법 안에 육성지구를 지정하게 돼 있다. 지자체에서 거점 단지, 클러스터 등을 육성하겠다고 하는 분야가 있으면 그곳에 첨단장비와 인력양성 프로그램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 임근환 이사

에이비씨써클은 비료 사업을 기반으로 창업해 연구과제를 수행, 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토양을 채취해 연구소에서 9일가량 분석해야 결과를 알 수 있었지만 진단 키트는 현장에서 10분 만에 토양의 병해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 이란, 캄보디아, 베트남 등 해외에서 해당국의 토양에 맞는 식물 병해 진단 키트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 기반 시설 확충과 그에 따른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 [좌장] 김기연 팀장

기술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20~30년가량 걸린다. 그 사이 프로젝트형 단기 R&D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으며 기업 관련 지원 연구과제는 농식품부 전략 안에도 포함돼 있다. 다만 현재 R&D 예산이 많이 줄어든 상태여서 내년에 이 부분을 올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더불어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신규 사업으로 만든 만큼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지원에 힘쓰겠다.

 

# 강보라 대표

스윗드오는 식물성 원료와 유익균으로 발효음료와 유산균 음료 등을 국내에 유통하고 수출하는 스타트업이다. 대기업과 견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은 기술력이라는 생각에 현재 기술특허 4건과 기술 이전 5건을 비롯해 총 21건의 특허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연구원 등 인력을 채용하고 싶은데 스타트업은 매출이 크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크다. 농협이나 기업은행 등의 대출도 알아봤지만 문턱이 높게 느껴졌다. 식품 제조업 기반으로 농식품 분야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이 확대됐으면 한다. 푸드테크 기업이 그린바이오를 통해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국가가 규모에 상관없이 식품기업을 밀어주고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

 

# [좌장] 김기연 팀장

그간 연구인력 채용, 양성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번 그린바이오산업 육성법 제정으로 그 근거가 마련돼 지원에 나설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부분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 부분은 스타트업과 창업한 지 10~20년 사이의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정부에서 지원 가능한 부분들을 지속해서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

 

# 한동오 부대표

심플플래닛은 육류의 세포를 떼어내 대체 단백질을 생산하고 있으며 농진원의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돼 많은 도움을 받고 70억 원의 민간투자 유치도 완료했다.

스케일업 단계에서 가장 필요한 도움은 인력과 인식 제고다.

분석 등 바이오 기술과 생물반응기(바이오리액터) 등 기계 기술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지만 우수한 인재는 대기업에서 우선해서 채용하기에 인력 채용이 어렵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학부생 인턴제를 도입했지만 인턴 활동으로 인정되는 학점이 너무 낮아 4학년 학생들이 폭넓게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벤처캠퍼스에서 육성하는 인재들도 회사에 들어와 리액터 사용법을 배우는 데 3~6개월이 걸리는 만큼 사전에 교육하고 연계되면 좋겠다.

또한 배양육이라고 하니 소비자의 인식 자체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스타트업 홀로 소비자의 인식을 개선할 수 없는 만큼 소비자에게 홍보하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

 

# [좌장] 김기연 팀장

대학 인턴과 관련해서는 교육부 등과 논의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보겠다. 더불어 벤처 캠퍼스 내에서 짧게라도 관련 교육을 진행하도록 구체화하겠다.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관련해서도 지속해서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하며 고민하도록 하겠다.

 

# 이동성 대표

휴바이오는 신화콩 종자로 자가 면역력 컨트롤 생합성 작물로 바꿔주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300종의 종자를 스캔해서 선택, 13~15ha에서 계약재배를 진행하면서 쿠메스트롤 성분으로 사업화하거나 제품화하고 있다. 2010년부터 개발해 제조공정, 전임상시험 등을 거쳐 지난해 임상시험과 독성시험을 마치니 14년 차에 제품을 만들게 됐다. 정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라 또다시 시작이다. 기능성 인증을 받았으니 마케팅을 진행해야 하고 저온보관을 위한 창고 비용도 필요하다. 유럽 5건을 비롯해 동남아와 중국 등 특허를 취득하고 있다. 대기업 등에서 투자 접촉이 있지만 불리한 계약 조건을 내세우기 일쑤다. 정부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 [좌장] 김기연 팀장

좌담회를 통해 대표님들이 단계별로 겪은 어려움을 공유하고 네트워킹이 이뤄져 상호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에 제일 중요한 부분이 투자와 그다음 R&D 기술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는 것이다. 자금과 R&D 지원에 대해 이주량 선임연구위원, 강신호 본부장의 의견을 들어보겠다.

 

# 이주량 선임연구위원

산업이 성장한다는 건 산업의 규모가 커지거나 기업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잘 만들어서 잘 팔아야 한다. 그동안 많은 지원 프로그램이 잘 만드는 쪽에 집중됐지만 앞으로 강조해야 할 점은 어떻게 잘 팔 것인가다. 농업 전후방 산업의 국내 시장은 작아서 세계 시장으로 나가지 않으면 한계가 명확하다.

, 버섯 같이 해외진출이 잘되는 농식품은 공통적으로 살펴보면 단일창구(싱글데스크)가 있다. 그린바이오도 싱글데스크를 통해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인허가, 임상병리 등의 과정은 기업이 진출하기 전에 미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 강신호 본부장

전북 익산시와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를 만드는 과정을 떠올려 보면 스마트농업과 마찬가지로 그린바이오 사업도 어떤 특정한 기업을 배부르게 하는 것보다는 지자체·농업인과 상생하는 점이 풀어야 할 숙제로 많이 강조된다.

상생을 위해 휴바이오처럼 그린바이오 기업이 원료는 지역 농업인들과 계약재배해서 확보하고 이 원료를 바탕으로 중간소재를 개발·판매해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들과 연계하는 등의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이 이뤄진다면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농진원은 이제 막 시작되는 그린바이오 산업에서 이러한 개방형 혁신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 [좌장] 김기연 팀장

오늘 좌담회에 참석해 주신 대표님들과 농진원 관계자분들게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좌담회에서 나온 현장의 의견과 청사진을 바탕으로 정부도 그린바이오 산업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 기사는 FTA 교육홍보사업의 제작지원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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